솔부엉이 부부가 인공새집에 입주한 사연 [더사이언스 2012-07-12] [사진]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 조정경기장 인근 숲에 설치한 인공새집에서 솔부엉이가 둥지를 틀었다. 새끼를 돌보던 어미 부엉이(왼쪽)와 갓 태어난 새끼(오른쪽)의 모습. 서정화 제공.
미사리조정경기장 새(鳥)아파트에 알 낳고 새끼 기르며 알콩달콩
‘갈 곳 없는 솔부엉이 부부에게 집 분양해 드립니다.’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 조정경기장에는 새들을 위한 ‘인공새집 아파트 단지’가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야생조류교육센터 그린새 서정화 대표(50)가 조정경기장 근처에서 서식하는 야생조류를 위해 지난해 4월과 올해 3월 두 번에 걸쳐 인근 숲에 50채를 설치했다.
일반적으로 인공새집은 박새 같은 소형 새들이 살지만 이 곳은 다르다. 새가 드나드는 입구 크기를 3cm, 5cm, 9cm로 달리 했다. 머리부터 꼬리까지 약 20cm로 어른 주먹크기보다 큰 찌르레기 같은 몸집이 큰 새, 또는 그보다 더 큰 새들도 ‘입주’할 수 있다. 올해는 첫 번째 대형 주탣(?)에 새 입주자가 생겼다. 천연기념물 제324호인 여름철새 솔부엉이다.
서 대표는 “매년 솔부엉이 2~3쌍이 찾아와 여름을 보냈지만 인공새집에 둥지를 튼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솔부엉이가 부부는 인공새집에서 알을 낳았고 현재 무사히 부화해 새끼를 기르고 있다”고 말했다.
솔부엉이는 올빼미과에 속하는 야행성 맹금류다. 몸길이는 30㎝정도며 갈색 줄무늬를 가졌다. 5월에 우리나라를 찾아 3~5개의 알을 낳고 10월이 되면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떠난다. 새끼를 낳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지만 정작 둥지를 짓지 않는다. 나무 구멍이나 까치집에 부드러운 흙이나 풀, 깃털을 까는 것이 전부다. 적당한 구멍이 있기만 하면 도심 속 공원에서도 살 수 있다.
그러나 솔부엉이는 그 모습을 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둥지로 삼을 수 있는 나무 구멍과 까치집이 점점 줄어들기 때문이다.
솔부엉이가 둥지로 삼는 나무 구멍은 오래되고 큰 나무에 많다. 최근 이런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공원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구멍을 막는다. 또다른 둥지 후보인 까치집도 10여 년 전부터 까치가 유해조류로 지정돼 대량으로 포획, 살상되면서 수가 줄었다.
서 대표는 고목을 보호하면서도 솔부엉이에게 안정적인 서식지를 제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대형 인공새집’을 제안했다. 그는 “적절한 장소에 인공새집을 달아준다면 솔부엉이 뿐만 아니라 파랑새, 소쩍새, 원앙처럼 나무 구멍이나 까치집을 이용하는 새들도 인공새집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