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만에 생포된 여우 ‘토종’ 아닐 가능성 높아 [쿠키뉴스 2006-07-31 16:14] 28년만에 생포된 여우 ‘토종’ 아닐 가능성 높아
[쿠키뉴스 2006-07-31 16:14]
[쿠키 사회] 28년만에,그것도 대도시 인근에서 생포된 여우는 진짜 토종일까? DNA 검사와 서식실태 조사 등을 해봐야 알겠지만 일단 회의적이다.
환경부가 주관하는 ‘멸종위기종 복원사업’에서 여우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신남식 서울대 교수는 “포획된 여우가 외견만으로는 토종여우와 가까워 보인다”며 보기드문 여우의 출현을 반가워했다. 신 교수는 ‘지리산 반달곰 복원사업’과 쌍벽을 이루는 ‘야생여우 복원 사업’의 총 책임자다.
그는 지난해 강원도 양구에서 발견된 죽은 여우가 토종으로 판명된 이후 양구 인근 지역을 샅샅이 훑을 정도로 여우의 존재를 규명하기 위해 발로 뛰었다. 여우의 출현을 누구보다 반가워 해야 할 입장인데도 그는 이번에 포획된 여우의 ‘토종’ 가능성을 반신반의하고 있었다.
신 교수는 “현재 동물병원에서 보호하고 있는 여우가 사료도 잘 먹고, 잘 적응하며 지내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면서 여우의 건강상태에 대해 안도를 나타냈다. 그렇지만 “혹시나 그렇지는 않아야겠지만 새끼를 데려다 기르던 사람이 버린 것일 수 있다”며 야생 상태의 토종 여우일 가능성을 의심했다.
야생 여우라면 응당 사람의 접근을 피하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여야하는데 그렇지 않다면 새끼 때 사람 손을 많이 탔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우 발견 지점과 시점도 야생일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요소라고 했다.
여우는 야행성 동물로 낮에는 너구리 등이 파놓은 굴에서 숨어 지내다 밤부터 새벽까지 활동한다. 또 10여마리가 무리지어 다니는 습성이 있다. 험준한 강원도 양구에서도 야생 여우 흔적을 발견하지 못한 마당에 대낮 암자 주변 트럭 밑에서 여우가 발견된 것은 여우의 생활사와 매우 동떨어진 일이란 것이다.
그러나 신 교수는 “여우가 진짜 토종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여우의 ‘서식지외 보전기관’(멸종위기종을 보전하기 위해 환경부가 지정하는 기관)으로 지정된 서울대공원을 제외하고는 국내 동물원에 토종 여우가 없고,서울대공원 이외의 장소로 해외에서 여우가 반입된 사례가 없기 때문. 동물원을 탈출한 여우일 가능성은 없다는 얘기다.
진짜 토종이 아니라면 이 여우는 어디에서 왔을까? 신 교수는 몇가지 유력한 ‘루트’를 제시했다. 한 때 번성했던 은여우 사육 산업이 쇠퇴하며 버려진 은여우 사이에서 변종이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털 색깔이 흰 은여우 사이에서 붉은털을 가진 돌연변이 여우가 태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비공식적인 경로로 유입됐다가 버려졌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어쨌든 의문은 혈액과 털을 이용한 DNA검사가 풀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신 교수는 여우를 인계받는대로 DNA 검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결과는 2주 정도 지나면 확인할 수 있다. DNA 비교 대상으로는 북한에서 들여온 토종 여우와 지난해 양구에서 사체로 발견된 토종 여우의 샘플이 될 전망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