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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는 시금치를 싫어한다
[출처 : http://helix.nature.com/nsu/990311/990311-4.html : 1999년 03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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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는 식성이 까다로운 곤충이 아니지만, 자신이 이용할 수 없는 화학물질들을 지닌 몇몇 식물은 꺼려한다. 아리조나 대학의 스펜서 T. 베머 박사와 그 동료들은 메뚜기들이 이 쓸모없는 음식을 먹지 않는 법을 어떻게 배우게 되는지를 연구 발표하였다. 이들은 메뚜기가 식사 후에 소화기관이 뇌에 보내는 불만의 표시를 먹은 음식과 연관시킴으로써 적당하지 않은 음식을 학습하게 된다고 제안하였다. 다른 곤충들과 마찬가지로 메뚜기도 콜레스테롤의 전구체인 스테롤 성분들이 포함된 먹이를 필요로 한다. 참고로 콜레스테롤은 동물 세포의 세포막을 이루는 필수 적인 구성 성분이다. 뿐만 아니라, 곤충들은 콜레스테롤로부터 '탈피 (脫皮) 호르몬 (ecdyson)'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이유로 메뚜기는 먹이인 식물들로부터 스테롤 성분들을 얻어야만 하기 때문에, 이들의 관점으로 모든 식물이 먹을 만한 값어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스테롤 성분들은 여러 다양한 변형체로서 식물에 존재한다. 때문에 몇몇 식물들은 메뚜기가 사용할 수 없는 스테롤 성분들로만 이루어져 있다. 예를 들면, 양상추는 메뚜기가 좋아하는 스테롤 성분들을 가지고 있지만, 시금치는 이용할 수 없는 스테롤 성분들만을 포함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 메뚜기가 시금치를 먹어서 해로울 일은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지만, 실제로 성장이라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게 되면 큰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한다. 먹이 실험들에서 보여진 바에 따르면, 메뚜기가 부적당한 스테롤 성분이 많이 들어간 먹이를 먹으면 결국은 성장이 멈추어 버린다고 한다. 나중에 적당한 스테롤 성분들을 충분하게 먹는다고 해도 이러한 결과가 변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메뚜기들이 쓸모 없는 스테롤 성분이 들어간 식물들을 피하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 베머 박사 연구팀은 메뚜기들이 어떻게 이러한 식물들을 골라서 피하는지를 알아보고자 했다. 즉, 메뚜기의 음식 기피 메커니즘이 '먹이를 먹는 동안에 맛을 분석해서 꺼리게 되는 메커니즘'과 '먹은 후에 소화 기관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신호를 뇌에 보내서 그 다음부터 먹지 않게 되는 메커니즘' 중에서 어느 쪽인지를 분석한 것이다.
연구자들은 Schistocerca americana라는 학명의 메뚜기들에게 시금치를 먹이는 실험부터 시작하였다. 처음에 메뚜기들은 시금치를 맛있게 먹었지만, 두 번째부터는 이를 꺼리고 다른 먹을 것들을 찾아보는 행동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나중에는 이를 극도로 싫어하는 반응을 보여 주었다. 베머 박사 연구팀은 이와 같이 시금치를 싫어하는 행동이 맛을 감지해서 직접적으로 이루어지는 피드백 작용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왜냐 하면, 시금치를 제공한 직후에 좋아하는 스테롤 성분이 들어간 음식을 주었을 때에도 이를 잘 먹으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시금치를 먹인 후에 메뚜기의 체액 속으로 유용한 스테롤 성분을 직접 주입했을 때에는 시금치를 싫어하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식사 후에 쓸모 없는 스테롤 성분을 주입했을 때에는 시금치를 싫어하는 반응이 크게 증가하였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메뚜기들이 식사 후에 일어나는 대사 작용에서 오는 피드백으로부터 얻은 학습의 결과로 시금치를 싫어하게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 (o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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