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 (동물이름사전) 피라미
영명: pale chub, freshwater minnow
학명: Zacco platypus (Temminek et schlegel)
[분류] 잉어목(Cypriniformes) 잉어과(Cyprinidae) 황어아과(Leuciscinae)에 딸린 민물고기.
[방언] 가래(♂), 가리(♂), 간다리(♂), 갈라리(♂), 개리, 개피리(♂), 꽃가리, 꽃갈(♂), 날피리, 먹지(♂), 불가라지, 불가리, 불가지, 불갈라지, 불개리, 불거리, 불거지(♂, 혼인색을 띤 수컷), 불걱지, 불고지, 불괘리, 불구치, 불러지, 붉거지, 붉어지, 브러지, 비단피리(♂), 색피리, 세비(♂), 송사리, 술메기(♂), 적도지(♂), 지우리, 참피리, 챙피리, 청피리, 피라지, 피래미, 피랭이, 피리, 피리미, 홍가래(♂) 등 지방에 따라 400여가지 이름으로 불린다.
[형태] 몸의 길이가 3년생 성어의 경우 10 ~ 15cm에 이르는 개체는 흔하지만 20cm가 넘는 개체는 매우 드물다. 몸은 은백색, 등은 청갈색을 띄고 있으며, 몸 옆면에는 10 ~ 13개의 불규칙한 담홍색 가로 무늬가 있다. 눈에 붉은 띠가 있고, 혼인색은 황홀하다. 몸은 옆으로 납작하고 날씬하며, 입수염은 없고, 눈은 갈겨니 보다 작다. 옆줄은 배쪽으로 심하게 휘였다. 뒷지느러미살은 특히 크다. 암컷과 수컷은 아주 다르다. 늦가을에서 겨울을 거쳐 봄까지는 암컷과 수컷을 구별하기가 어렵지만 여름에 수컷이 혼인색을 띠게 되면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산란기에는 암수가 다른 종처럼 보이는데 이는 수컷의 몸이 화려한 혼인색을 보여 검붉은 갈색이나 황금색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름도 암컷은 피라미 피리 지우리 참피리 등으로, 수컷은 불거지 가래 꽃가리 비단피리 세비 등 지방에 따라 4백여가지 명칭으로 불리고 있다. 생식시기가 되면 뒷지느러미가 유난히 붉은 빛을 띠게 된다. 피라미와 분포, 생태 및 습성이 비슷한 갈겨니는 피라미에 비해 눈과 머리가 크고 비늘이 작으며 가로무늬가 없고 꼬리쪽으로 세로무늬만 있어 쉽게 구분된다.
(크기) 몸길이 8 ~ 12cm 정도인 것은 보통 볼 수 있으나 17cm 이상 되는 것은 매우 드물다.
(형태) 몸은 옆으로 납작하고 길며 날씬하다. 눈은 머리의 가운데보다 조금 앞에 있고 갈겨니의 눈에 비하면 작다. 위턱의 뒤쪽 끝은 눈의 앞쪽 가장자리에 이른다. 옆줄은 배 쪽으로 많이 쳐져있다. 등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는 거의 같은 위치에서 시작되고 뒷지느러미는 매우 크다.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살은 각각 7개와 9개이다.
(몸색) 몸은 선명한 은백색이지만 등 쪽은 청갈색이다. 눈의 홍채에 붉은 줄이 있어서 살아 있을 때는 붉게 보인다. 몸의 양쪽 옆 면에는 10-13줄씩의 엷은 홍색 가로무늬가 있어서 갈겨니와 다르다. 알을 낳을 무렵이 되면 수컷의 몸은 화려한 혼인색으로 변한다. 머리의 밑바닥은 검붉은 갈색이고 가슴지느러미, 배지느러미 그리고 뒷지느러미는 주황색을 띤다.
[서식지] 하천의 중류와 하류에 걸쳐 주로 여울에서 떼지어 산다. 우리나라 각 하천과 강계 및 호소에 가장 흔한 물고기다. 성질이 급하고 행동이 민첩하여 흐르는 물을 좋아한다. 특히 바닥에 잔자갈과 모래가 있는 곳을 좋아하는 소형어종이다. 수질 오염에 대한 내성이 강하다. 2급수를 좋아하지만 3급수에서도 잘 견딘다.
[먹이] 돌이나 모래에 붙은 부착 조류를 주식으로 하지만 물속 곤충의 애벌레, 미생물, 실지렁이, 물벌레 따위도 먹는다. 구더기, 떡밥, 지렁이, 우동 등을 낚시 미끼로 쓴다.
[번식] 피라미가 알을 낳는 시기는 6 ~ 8월이고 알을 낳는 곳은 물살이 느리고 바닥에 모래나 자갈이 깔린 곳이며, 물의 깊이가 5 ~ 10cm쯤 되는 곳이다. 어미 피라미는 알을 낳기만 하지 보호는 하지 않는 까닭에 붕어나 갈겨니, 모래무지, 돌고기, 참종개 같은 민물고기가 좋아하는 먹이가 된다. 수정된 알은 물의 온도가 29도 일 때는 이틀, 20도 일 때는 4일 쯤이면 부화해서 4.4mm가 된다. 알에서 깬 뒤에 닷세가 지나면 7-7.2mm쯤 자라고 14mm가 되면 지느러미를 모두 갖추게 된다. 만 1년에 60-70mm, 2년이면 80-110mm, 3년이면 110mm가 넘게 자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명] 성어로 성장하는 데 약 3년이 걸린다.
[행동양식] 떼지어 다니며 물위로 떠오르는 성질이 있다. 물살이 느리고 바닥에 모래나 자갈이 깔린 5 ~ 10cm 깊이에다 알을 낳지만 어미가 보호하지 않으므로 다른 고기들의 좋은 먹이가 된다. 순식간에 미끼를 따먹고 찌를 가지고 노는 바람에 낚시꾼에겐 성가신 '호소의 악동'이라 불리는 물고기이다.
[분포]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지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서남해로 흐르는 각 하천에 거의 전국적으로 분포한다. 강화도를 제외한 섬과 태백산맥의 동쪽에는 분포하지 않는다. 현재 영동지방에 널리 분포되어 있는 피라미는 예외없이 1975년 이후에 인공적으로 이식된 것들이다.
[현황] 우리 나라의 민물고기 가운데 가장 그 수가 많은 종이다. 낚시로 잘 낚이는 어종으로 요즘에는 관상어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낚시] 피라미의 먹이 활동은 이른 새벽이나 해질녘에 어둡기 시작하면서 수면위로 부상하여 수생곤충을 잡아 먹기도 하는데 이 습성을 이용 피라미 털바늘 낚시로 낚시도 한다. 털바늘 낚시 이외에 우리나라 고유의 낚시인 견지로도 잡는데, 이때 미끼로 구더기나 파리를 쓰기도 한다. 요즘은 그 빛나는 자태로 인해 플라이 낚시의 대상어로도 각광받기도 한다.
[옛기록] 서유구가 1820년과 1840년에 펴낸 「난호어목지」와 「전어지」에는 참피리, 날피리, 불거지로 기록되어 있다. 그는 셋을 각각 다른 종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인데 다음 기록을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다.
"참피리는 강이나 호수, 산골짜기 물에서 산다. 몸의 길이가 3, 4치(9-12㎝)밖에 되지 않는 작은 물고기이다. 몸은 좁고 납작하며, 생긴 모양이 버들잎과 같다. 비늘은 잘고 고르며 은백색의 아름다은 색깔을 지니고 있는 까닭에 매우 사랑스럽게 보인다. 떼지어 물 위로 떠오르는 것을 좋아하는 성질이 있다."
"날피리는 비늘이 희고 등은 까맣고 푸른 색을 띤다. 눈에 붉은 점이 있다. 배는 둥글고 꼬리에 가까울수록 가늘어져서 마치 칼과 같다.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가 위아래에 모두 붙어 있고 꼬리지느러미는 제비 꼬리처럼 끝이 둘로 갈라진다. 큰 것은 3, 4치쯤 된다. 필암어라고 부르기도 한다."
"불거지는 머리부터 꼬리까지의 길이가 2, 3치, 온몸이 분홍색에다가 파란 색을 띤 검은 점이 있으며, 아감덮개도 붉은 까닭에 이런 이름이 붙은 것이다. 강과 호수, 시냇물이나 연못 같은 곳에서 산다. 파리를 미끼로 써서 낚는다. 음력 4, 5월에 주둥이의 아래쪽에 사마귀돌기가 생긴다. 생긴 모양이 좁쌀과 같고 빽빽하게 붙는다. 색은 까맣다."
불거지는 혼인색을 띤
피라미의 수컷을 말한 것이고
사마귀돌기는 추성이다.
[기타]
피라미는 보나 댐을 비롯한 하천의 물길을 바꾸어 버리는 공사라든가 골재 채취, 제방구축, 호안 공사, 수질오염과 같은 인공적인 환경변화에 다른
민물고기보다 잘 적응하는 까닭에 지금은 우리나라 전국 각지에서 우세종으로서 서식을 한다. 알에서 깬 새끼
피라미는 12, 13mm 길이까지 자라면 돌에 붙은 미생물을 쪼아 먹기 위하여 여울로 뛰어드는 모험을 감행한다. 그러나 헤엄치는 힘이 모자란 새끼
피라미는 빠른 물살에 견디지 못하고 하류로 휩쓸려 내려간다. 이 때에 개울의 길이가 짧고 물살이 세면 바다에까지 떠내려가서 되돌아오지 못한다. 만일 하천이 길고 하류로 갈수록 물살이 느려지면 새끼
피라미는 떠내려가면서 22, 23mm까지 자라 물살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만큼 힘을 갖게 되면 상류로 되돌아온다. 만일 보나 커다란 댐이 만들어져 물이 많이 고이게 되면 새끼
피라미가 하류로 떠내려가지 않게 되는 까닭에 보나 댐 속에서는 숫자가 부쩍 늘어나게 된다. 대부분의 섬에서 이 종이 발견되지 않는 것은 개울이 너무 짧아서 그들의 생활사를 완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