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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교수의 물고기이야기
돌고기 (45회)
필자가 어렸을 때도 학교나 집에서 어항 속에 관상어를 기르는 일이 많았지만, 그 때는 볼 수 있는 관상어의 대부분이 금붕어였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요즈음에는 영화 ‘쉬리’에 등장하는 키싱구라미를 비롯하여 크기와 모양이 매우 다양한 많은 종류의 관상용 열대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국외에서 들어온 열대어처럼 기묘한 모습은 아닐지라도, 우리의 민물고기 가운데도 납자루과 어류를 비롯하여 아름다운 자태를 가진 물고기가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의 토종 물고기가 관상어로서 이용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우리나라의 민물고기 가운데 관상어로 적합한 돌고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돌고기는 우리나라 전역의 하천 중상류에 사는 잉어목 잉어과 돌고기속에 포함되는 전장 10㎝ 미만의 작은 물고기이다. 몸의 가운데에 검고 진한 줄무늬를 가진 앙증스런 물고기로 지방에 따라 돌피리, 돌중어, 겡미리, 똥고기, 돗고기 여울피리 등 많은 방언들을 가지고 있다. 서유구의 전어지(佃漁志)에는 “몸의 생긴 모양이 돼지 새끼와 비슷하여 돗고기라는 이름이 붙었고, 머리는 작고 배가 부르며, 꼬리는 뾰족하고 꼬리지느러미는 둘로 갈라져 있다. 주둥이는 가늘고 끝은 뾰족하며, 등은 검고 눈이 작다. 자갈사이를 배회하기를 좋아 한다”고 소개되어 있다. 비록 생긴 모양이 돼지와 같아서 ‘돗고기’라고 하였지만, 계곡이나 하천의 돌 틈 주변에서 돌고기가 놀고 있는 모습은 잔잔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우리나라에는 돌고기와 비슷한 또 다른 어종으로 ‘감돌고기’와 ‘가는돌고기’가 있다. 감돌고기는 우리나라의 금강과 만경강 그리고 충남 보령의 웅천천에만 살고 있는 물고기이지만, 최근에 웅천천에서는 그 모습을 볼 수 없고, 다른 하천에서도 서식밀도가 크게 감소하고 있어서 환경부에서 지정한 한국멸종위기 동식물에 포함되어 있다. 감돌고기는 몸에 검은 줄무늬가 있는 점이 돌고기와 비슷하지만,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에 검은 줄무늬들이 있어서 돌고기와 구분되고, 그 아름다움은 더하다. 이 외에 가는돌고기는 돌고기과 같은 모습에 몸이 좀 더 가늘고, 등지느러미의 윗부분에 한 개의 작은 줄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감돌고기와 가는돌고기는 신종으로 보고 된지가 각각 70년과 20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이미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되어 우리 곁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종들이다. 이들은 우리나라 중부 지방의 서해로 흐르는 하천에서만 아주 적은 수가 살고 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유전자원 것이다. 현재 수산과학원이나 민물고기 애호가들의 관심 속에 이들의 복원사업이 펼쳐지고, 방류작업도 이루어지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우리들 스스로가 관심을 가지고 보호해야 될 종들이다. 우리 주변의 수족관과 어항 속에서, 열대어 대신 우리의 감돌고기와 가는돌고기가 노니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전북도민일보 2005-08-18 21: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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