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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가 쏘는 '큐피드의 화살'
[출처 :
http://www.nature.com/science update/ : 1998년 07월 23일]
구애하는 달팽이는 큐피드처럼 파트너를 향해 침(鍼)을 발사한다. 이와 같은
이상야릇한 습성은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아내었다. 하지만, 최근에 그
미스터리가 풀리게 되었다. 캐나다 맥길대학의 조리스 코엔과 로날드 체이스
박사가 Journal of Experimental Biology, 최신호에서 그 비밀을 공개한 것이다.
달팽이는 자웅동체(雌雄同體)이기 때문에 수컷과 암컷의 생식기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래서 달팽이들은 침을 발사한 후에 서로 상대방의 암컷 생식기에 수컷의
성기를 삽입한다. 때문에 침을 발사하는 것은 상대방이 알을 낳도록 신호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는 가설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침이 빗맞거나 또는 침을 발사하지 않은 경우에도 성공적으로 짝짓기를
끝마치기 때문에 이 가설은 큰 모순을 지니고 있다. 달팽이는 여러 번 짝짓기를
하지만 침은 한 주에 한 번 정도밖에 만들지 못하므로 그 중 몇 번은 침이 없는
상태로 짝짓기를 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짝짓기 행동에서는 별다른
차이점이 없기 때문에 침이 성적 행동을 유발한다는 가설은 별 인정을 받지
못하였다.
달팽이가 발사하는 침은 주로 칼슘으로 이루어져 있다. 때문에 침은 알을 만들 때
필요한 칼슘을 보충하기 위한 결혼 선물이라는 가설도 제기되었다. 그러나 코엔과
체이스 박사는 침을 맞은 달팽이가 이를 거의 흡수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면 달팽이가 쏘는 '큐피드 화살'의 비밀은 무엇일까? 코엔과 체이스 박사는
달팽이들이 알을 수정시키기 전에 여러 번 짝짓기를 한다는 사실에 주목하였다.
그리고 달팽이들은 몸 속에 특별한 주머니를 가지고 있어서 여기에 주입받은 정자들을
보관했다가 나중에 이를 이용해서 수정을 한다. 때문에 태어나는 새끼의 아버지가
되기 위해서는 치열한 정자 경쟁을 거쳐야 된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달팽이가 발사하는 침은 이 정자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도구일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달팽이는 침을 저장 주머니에 보관하고
있다가 이를 발사한다. 그리고, 이 주머니는 한 쌍의 내분비선이 분비하는 점액으로
가득 차 있다. 따라서 침은 이 점액이 묻혀진 채로 파트너에게 가서 꽂히면서 점액을
주입하게 된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이 점액이 달팽이의 여러 기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하였고 수정관 근육들을 수축시키는 도화선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침에 의해서 주입된 점액은 수정관의 근육을 수축시키고, 이어서 중요한 장기
지속효과를 남긴다. 쓸모 없게된 정자들을 소화하는 방으로 이어지는 포낭관을
막고 수정관으로 이어지는 길을 여는 것이다. 즉, 정자가 수정이 일어나는 방으로
들어가도록 도와서 아버지가 될 확률을 높여주는 것이다. 코엔과 체이스 박사의
연구 결과는 달팽이가 발사하는 침은 '큐피드의 화살'과는 달리 로맨스와는 별
관계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달팽이에게 정말 중요한 일은 로맨스가 아니라
태어날 새끼의 아버지가 되는 것이다. - (o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