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달팽이의 최음제, 페로몬
[출처 :
http://www.academicpress.com/, InSCIght : 1998년 05월 26일]
갯민숭달팽이(sea slug)인 아프리시아(Aplysia)는 삶의 대부분을 대형
갈조인 켈프(kelp) 숲을 기어다니면서 조류(algae)를 먹고 사는 고독한 동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봄이 오면 암수 한 몸의 이 연체동물은 매음굴(brothel)이라 불리는,
짝 짓기 장소에 모여 서로의 정액을 교환하는 의식을 치른다.
〈Biological Bulletin〉 4월호에 발표된 연구 보고서에서는 갯민숭달팽이를 매년
짝짓기 장소로 유인하는 원인이 설명되어 있다. 그 원인은 아트락틴(attractin)이라
불리는 화학물질로, 무척추동물이 물 속에서 사용하는 페로몬(pheromone)으로서는
최초로 발견된 것이다.
갯민숭달팽이가 짝짓는 모습은 다음과 같다. 먼저 두 마리의 갯민숭달팽이가
서로에게 접근해서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정액을 교환한다. 며칠이 지나면
정액이 성숙해서 코르돈(cordon)이라 불리는 알이, 긴 실과 같은 형태로
생식관(reproductive tract)에서 생산된다. 실험실에서 실험한 결과, 밝은 빛깔을
띠는 알 덩어리는 정자를 유인할 뿐 아니라 갯민숭달팽이 자체도 유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텍사스대학 의학과의 해양생물의학연구소(Marine Biomedical Institute)에서
비교 생리학을 연구하고 있는 쉐리 페인터(Sherry Painter)는 코르돈의 최음
작용(aphrodisiac)을 연구했다. 페인터가 이끄는 연구팀은 아프리시아의 코르돈을
배양한 후 T자형 미로에서 유인 작용을 실험했다. 연구진이 분리한 단백질은 모두
네 가지였는데, 이 가운데 하나는 매우 강력해서 15마리의 갯민숭달팽이 가운데
14마리를 유인했다. 이 단백질은 아트락틴이라 불리는 것으로, 연구진은 이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sequence)을 조사한 후 관련 유전자를 분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달팽이와 같은 갯민숭달팽이 유사 동물도 아트락틴에 의해서
유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물 속에서 작용하는 페로몬이 각종 연체동물과
바다 생물 사이에서 보편적이라는 것을 가리킨다고 연구진은 설명한다.
캘리포니아대학(Univ. of California)의 생리학자인 얼 마에리(Earl Mayeri)는
아트락틴을 다른 동물의 짝짓기 활동을 연구하는데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고등동물의 짝짓기에 감추어져 있는 비밀을 아트락틴 연구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 (csl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