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순간 달랑게의 긴급 피신
이 글은 어린이를 위한 잡지인 "까치" 1993년 10월호(웅진출판사)에 실린 글입니다.

자연의 순간
달랑게의 긴급 피신

달랑게는 몸 길이가 5센티미터쯤 되는 게로서, 바닷가 모래밭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놈은 어찌나 겁이 많은지 분위기가 조금만 이상하다 싶어도 부리나케 모래 속에 온몸을 숨기고 마치 잠망경처럼 긴 눈자루만 밖으로 내밀어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핀다. 그래도 마음이 안 놓이면 더욱 깊이 파고 들어가 눈자루마저 숨겨 버린다.

그 동작이 하도 빨라 제대로 관찰하기가 어려울 정도인데, 위험을 느낀 순간부터 모래 속에 완전히 온몸을 숨기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3초도 채 안된다. 달랑게는 이처럼 움직임이 빠른 데다가 주위 환경에 따라 몸 빛깔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장기까지 가지고 있어서 도요새나 갈매기 같은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수단은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제주도 신흥의 바닷가에서 만난 이 달랑게도 그러한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 주었다. 난 이놈을 찍기 위해 적지 않은 인내심을 가지고 땀을 뻘뻘 흘리며 셔터를 눌러 대야 했다.

글 . 사진/윤광준 기자


동물그림창고의 달랑게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