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종 이야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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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래 무 지
이 글은 시사 주간지인 "뉴스메이커" 298호(1998. 11. 19., 경향신문사)에 실린 글입니다. |
이학영 (한국자생어종연구협회 회장) 주둥이가 뭉툭하고 납작하게 생긴 게 흡사 돼지처럼 보이는 민물고기가 있다. 돌고기다. 원래 '돈(豚)고기'로 불리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발음하기 쉬운 돌고기로 변한 것으로 보인다. 잉어목 돌고기속인 돌고기는 우리 나라 대부분의 하천에 자생한다. 이름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반인에게 매우 낯익은 물고기다. 몸은 비교적 통통하면서 뒤쪽으로 갈수록 길쭉하다. 주둥이 부분은 몹시 뾰족하게 튀어나왔고 입 크기는 작은 편이다. 여기에 짧은 한 쌍의 수염이 달려 있다. 돌고기의 몸 색깔은 일반적으로 배 쪽은 연한 황색 또는 회갈색을, 등쪽은 암갈색을 띠고 있다. 지느러미는 반투명한 주황색을 띠며 몸의 중앙에는 주둥이 끝에서 꼬리지느러미 앞까지 이어지는 흑갈색 줄무늬가 선명하게 자리잡고 있다. 몸집이 작을수록 이 줄무늬가 뚜렷하고 색이 진해 매우 아름답다. 이 때문에 어린 돌고기는 열대어인 '펜슬피시'보다 예쁘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그러나 몸집이 커질수록 줄무늬가 희미해지고 색상도 우중충해져 귀여운 자태가 사라진다. 돌고기가 사는 곳은 물 흐름이 완만한 하천의 중류지역이다. 그 중에서도 바위와 자갈이 많이 깔린 곳에 집단을 이루어 서식한다. 치어 때는 물가에서 지내다 점차 깊은 물 속으로 터전을 옮긴다. 2급수 이상의 맑은 물을 좋아하며 주위의 소리에 무척 민감해 조그마한 소리에도 재빨리 돌틈에 숨는다. 알을 낳는 시기는 5 ~ 6월경이다. 수온이 18도 이상 되면 수심이 얕고 자갈이 깔린 곳에 알을 낳는다. 성장 속도는 15cm 가량의 성어가 되기까지 4년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돼지고기'라는 이름에 걸맞게 돌고기는 먹성이 무척 좋아 버들치와 함께 토종 물고기 중에서도 대식가로 꼽힌다. 잡식성으로 돌 등에 붙은 조류와 갑각류, 작은 물고기 등을 잡아 먹는데 식성이 얼마나 좋은지 다른 물고기들이 기를 못 펼 정도다. 먹이를 넣어 주면 빠른 동작으로 덥석 삼키고 바닥에 깔린 먹이는 주둥이를 내리꽂고 순식간에 먹어치운다. 주둥이의 흡착력이 무척 강해 다른 물고기가 넘보지 못하는 다슬기까지 돌고기의 밥이 되곤 한다. 여러 마리의 돌고기가 다슬기를 집중 공격하여 알맹이를 빼먹고 마는 것이다. 이때 쭉쭉하는 소리가 어항 밖에까지 들릴 정도다. 다슬기에게는 돌고기가 반딧불 애벌레 못지않게 무서운 천적인 셈이다. 또 디스토마의 중간 숙주인 다슬기를 잡아 먹기 때문에 돌고기도 당연히 이 무서운 기생충을 다량 보유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어항에서 기르면 먹이를 주는 사람을 잘 알아 보고 식성도 까다롭지 않아 최근에는 우리 민물고기 애호가들이 대부분 기르고 있는 대표적인 관상어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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