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종 이야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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꺽 정 이
이 글은 시사 주간지인 " 뉴스메이커" 297호(1998. 11. 12., 경향신문사)에 실린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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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색깔 . 생김새 '의적 임꺽정' 떠올라 주둥이 주변 검은 띠 '눈길'. 사냥술도 출중 |
이학영 (한국자생어종연구협회 회장) 흰수마자, 붕퉁뱅어, 대농갱이 …. 토종 민물고기 중에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어종이 많다. 꺽정이도 앞서 열거한 어종만큼 특이한 이름을 가졌다.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 번이라도 꺽정이를 본 사람이라면 이 물고기를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외형이 이름과 꼭 들어맞기 때문이다. 한국인이라면 조선시대 의적 임꺽정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얼마 전 서울방송에서 드라마 <임꺽정>을 방영한 적이 있는데, 꺽정이와 주연배우 정흥채가 분장한 임꺽정의 이미지와 너무 흡사해 놀란 적이 있다. 실제 꺽정이를 살펴 보면 주둥이에서 눈으로 이어지는 검은 띠는 드라마에 등장하는 임꺽정의 구레나룻을 연상케 하고 몸 전체 색깔과 분위기도 강인한 '의적'을 떠올리게 한다. '물 속의 의적' 꺽정이는 우리 나라 서해와 남해를 흐르는 큰 강의 중·하류와 기수지역(바닷물과 강물이 연결되는 지역)에 주로 분포한다. 몸에 비해 입이 크고 머리는 상하로 매우 납작하며 몸의 옆면에는 3 ~ 4개 의 흑갈색 띠가 있다. 특히 아가미 덮개 아래 부분은 호흡할 때마다 황색으로 변하는데 그 색깔은 번식기가 가까워질수록 더 진해진다. 산란기는 3 ~ 4월경이다. 암컷은 빈 조개껍질 안쪽에 지름 2mm 정도의 알을 붙이며 수컷은 수정을 시킨 뒤부터 부화될 때까지 그 알을 지킨다. 알에서 깨어난 어린 꺽정이는 조수가 드나드는 강의 하류 지역에서 물 표면이나 중층을 헤엄쳐 다니다 몸의 길이가 3cm를 넘을 때쯤부터 바닥에 붙어 생활한다. 치어는 반투명한 상태이나 자라면서 점점 어미와 같은 암갈색으로 변하며 4 ~ 5월경에 강을 거슬러 중류로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채에서 각종 산짐승을 사냥해 먹던 임꺽정처럼 '수중 의적' 꺽정이도 육식을 주로 한다. 작은 물고기, 수서곤충, 플랑크톤 등을 섭취하며 모래, 자갈이 깔린 곳에서 각자 일정한 세력권을 형성한다. 임꺽정이 힘이 세고 검술이 뛰어났던 것처럼 꺽정이의 사냥술도 출중하다. 머리 위쪽으로 치우친 두 눈으로 전방을 주시하다 먹잇감이 나타나면 재빨리 튀어 올라 공격한다. 특히 야간에는 수심이 얕은 강가의 평평한 곳으로 나와 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 먹잇감을 찾는다. 부화한 후 2년 가량이 지나면 15cm까지 자라는 꺽정이는 육질이 좋아 예로부터 소금구이나 매운탕감으로 호평받아 왔다. 그런 까닭에 지금에 와서는 개체수가 격감해 안타까움을 더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