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종 이야기 | ||
|
버 들 치
이 글은 시사 주간지인 "뉴스메이커" 278호(1998. 6. 25., 경향신문사)에 실린 글입니다. |
버들개
![]() |
한국 민물고기의 수도승
성어 몸 길이 15cm에 누런 갈색 ··· 버들개와 모양 비슷해 |
이학영 (한국자생어종연구협회 회장) 뻐들이, 중택, 중태기, 중어리, 중치, 버들챙이, 중타리, 동태기, 똥피라미, 까만피리 … . 9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방언으로 불리는 물고기가 있다. 표준어로 버들치라는 이름의 물고기다. 버들치는 동해안으로 흐르는 일부 하천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 전 지역에 골고루 분포하고 개체수도 많아 붕어·잉어만큼이나 일반인에게 잘 알려진 물고기다. 이 물고기가 다른 물고기에 비해 많은 사투리 이름을 갖고 있는 것도 넓은 지역에 분포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투리 이름에 ‘중’이란 단어가 많이 붙은 이유는 버들치의 성품(?)이 수수한 가사를 걸치고 수도하는 스님처럼 온순하고 점잖기 때문인지 모른다. 버들치란 이름은 시냇가 버들가지 아래서 떼를 지어 몰려다닌다 고 해서 붙여진 것으로 추측된다. 고서 가운데 서유구의 <난호어목지>와 <전어지>에도 유어(柳魚)로 소개돼 있다. 버들치는 잉어과 황어아과 버들치속의 담수어종이다. 다 자란 성어는 몸 길이 15cm 내외로 통통하면서 옆으로 길쭉한 체형을 지녔다. 전체적으로 누런 갈색을 띠고 있으며 등 부분은 색이 짙고 배쪽은 연하다. 그러나 일률적인 것은 아니며 서식지와 환경에 따라 변화가 심해 가끔 온몸이 흑갈색에 가까운 개체도 발견된다. 또 옆으로 까만 줄무늬가 선명하게 나타나는 것도 있어 외견상 돌고기와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알을 낳는 시기는 5 ~ 6월경으로 물 흐름이 완만한 여울에서 암수가 어울려 번식한다. 식성은 무난한 잡식성이다. 돌에 붙어 자라는 조류와 갑각류, 수서곤충, 실지렁이, 식물의 씨 등 다양한 먹이를 섭취한다. 엄청난 대식가로 배가 공처럼 불룩해져도 ‘게걸스레’ 먹을 것을 찾는다. 때문에 포식 후의 모습은 마치 알을 밴 것으로 착각할 정도다. 어항에서 기를 때도 낚시용 떡밥, 소시지, 상추잎 등을 닥치는 대로 먹는다. 버들치를 많이 넣은 어항에서는 다른 물고기가 마를 정도로 식욕이 왕성하다. 일급수의 대표 어종으로 알려져 있지만 환경오염에 대한 적응력이 강해 이급수인 하천의 중류, 심지어는 붕어·참붕어·각시붕어가 사는 하류에서도 종종 채집된다. 이 물고기와 외양이 너무 비슷해 구별하기 힘든 물고기로 버들개가 있다. 버들개는 버들치와 달리 주로 동해쪽으로 흐르는 지천의 청정수역에만 서식하고 있다. 버들치에 비해 비늘이 잘고 고우며 등지느러미가 조금 앞쪽에 있고 입 끝이 약간 더 뾰족하다. 몸 옆으로는 희미하게 가로줄이 나 있으나 전문가가 아니면 두 종을 구별하기란 쉽지 않다. 대개 속초·양양 등 동해안 지역에서 발견되는 개체는 버들치가 아닌 버들개로 보면 무방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