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이야기


사진 : 이학영

참 붕 어

이 글은 시사 주간지인 "뉴스메이커" 288호(1998. 9. 3., 경향신문사)에 실린 글입니다.

세련된 춤으로 상대 유혹
물 속의 제비

일반 붕어와는 모습 . 체형 완전 달라 ... 디스토마 유충 저장소이기도

이학영 (한국자생어종연구협회 회장)


꺽지, 쏘가리, 참마자, 누치, 메기, 돌고기, 쉬리, 납자루 ... 우리나라 하천에 살고 있는 물고기 종류는 약 180종. 이들 대부분이 다른 종과 확연히 구분되는 고유하고 특징있는 이름을 갖고 있다.

이 중 참붕어는 이름 때문에 종종 시시비비가 오가는 물고기다. 필자도 참붕어를 각종 잡지에 소개하면 가끔 항의 전화를 받는데, 물고기의 이름이 틀렸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참붕어라는 이름은 붕어 중의 붕어 또는 토종 붕어를 뜻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 말의 '참'이란 옳고 바르다는 의미와 함께 '순종'이란 뜻으로도 쓰이기에 대부분의 낚시꾼과 일반인이 일본에서 들여온 외래어종인 떡붕어와 구별하여 한국 토종붕어를 참붕어라 부르고 있다. 그러나 어류학상의 표준어인 참붕어는 붕어와는 다른 어종이다. 오래 전, 우리 말로 이 물고기 이름을 지었을 때는 외래종 붕어의 유입은 생각 못했을 것이다.

참붕어는 사진에서 보듯 붕어와는 모습과 체형 면에서 완전히 다르다. 깨고기 깨피리 피라미 송사리 보리고기 등으로 불리는 참붕어는 우리 나라 거의 전지역에 고루 분포하는 토종 물고기로 저수지, 연못, 하천의 물살이 세지 않고 수초가 우거진 곳에서 떼지어 서식한다.

까만 줄무늬를 갖고 있는 참붕어는 붕어보다 가늘고 길쭉하며 옆으로 통통하다. 붕어는 40cm 이상도 자라지만 참붕어는 13cm 내외의 작은 물고기다. 수질오염에 강하며 3급수의 대표 어종인 붕어, 잉어, 메기 등과 같은 지역에서 어울려 살고 있다.

참붕어의 산란기는 5 ~ 7월이다. 암수 한쌍과 둥글넓적한 돌을 어항에 넣어주면 먼저 수컷이 돌을 입으로 깨끗이 청소한 뒤 세련된 춤으로 암컷을 유혹해 알을 돌에 붙이게 한다. 돌이 없을 때는 어항 유리벽에 하얗게 알을 붙여놓기도 한다.

번식기의 수컷은 몸 전체의 비늘 가장자리가 까맣게 변하고 입 주위에는 구슬 모양의 추성(번식기의 물고기 몸에 나타나는 성징)이 돋아난다. 암컷은 은백색을 띠고 알을 배어 배가 볼록하므로 암수 구별이 쉽다.

한 마리의 참붕어에는 1만 마리 이상 되는 디스토마 유충이 발견된다고 한다. 겨울철 포장마차에는 빙어 회를 파는 곳이 많은데, 이 빙어 무리 속에 참붕어, 치리 등의 물고기도 종종 섞여 있다. 빙어도 디스토마에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지만 한 마리에 1만 마리의 디스토마를 갖고 있는 참붕어를 빙어인줄 착각하고 먹는다니 끔찍한 노릇이다.


동물그림창고의 참붕어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