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종 이야기 | 강 준 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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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시사 주간지인 "뉴스메이커" 302호(1998. 12. 17., 경향신문사)에 실린 글입니다. | |
강준치 (사진: 이학영)
미스코리아도 부러워하는 |
이학영 (한국자생어종연구협회 회장)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다. 얼마나 맛났으면 상했어도 맛있다고 했을까. 이때의 준치는 바다 물고기 준치를 말하는 것이다. 이처럼 맛있는 준치와 이름, 외모가 비슷한 물고기가 강에도 산다. 강준치다. 토종 민물고기로서는 드물게 50~70㎝까지 자라는 대형종이다. 손맛이 좋아 강태공들에게 사랑받지만 이름을 정확히 부르는 낚시꾼은 드물다. 어떤 사람들은 강준치를 외국에서 들여온 물고기로 착각하기도 한다. 한강과 금강 등 주로 서해안으로 흘러드는 큰 강의 중상류에서 흔히 발견된다. 몸은 생선가게에서 사용하는 칼처럼 길쭉하며 등에서 배쪽으로 내려갈수록 납작해진다. 몸의 아래쪽 배 부분에는 끝이 뾰족하고 날카롭게 생긴 돌출물이 배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 사이에 돋아나 있다. 칼처럼 생겼다고 해서 칼날돌기라 부른다. 눈은 머리의 윗부분에 달려 있고 주둥이는 위쪽을 향해 붙어 있다. 물 위를 떠다니는 먹이를 섭취하기 좋은 구조인 것이다. 강준치의 몸 색깔은 전체적으로 은백색이며 등쪽으로는 은회색이나 푸른 갈색을 띤다. 20~30㎝에 이르는 몸체는 마치 거울처럼 반짝거려 강준치를 거울삼아 면도를 한다고 너스레를 떠는 사람도 있다. 몸빛만 큼 체형도 날씬해 다이어트하는 사람이 부러워할 정도로 군살이 없다. 예쁘면 얼굴 값을 한다고 했던가. 늘씬한 몸매에 비해 성질은 급하기 짝이 없다. 낚시에 걸리면 피라미처럼 오래 견디지 못하고 죽고 만다. 치어도 마찬가지다. 미꾸라지는 온몸에 흙이 묻어도 어항에 넣으면 대부분 살지만 강준치 치어는 어항 밖으로 나오면 금세 비늘이 떨어지고 힘을 잃고 만다. 큰 강의 중하류 지역, 물 흐름이 완만한 곳의 표층을 떼지어 몰려다니며 군집생활을 한다. 작은 물고기와 갑각류, 수서곤충 등을 잡아 먹는 육식성 어종이나 어항에서는 일반 사료도 잘 먹는다. 치어 때의 강준치는 뼈까지 훤히 비칠 정도로 몸이 투명해 곧잘 열대어인 글라스피시와 비교된다. 거기에 몸 색깔은 파르스름한 금속성의 빛을 띠어 유명 열대어 못지않게 사랑스럽다. 20㎝ 이상 되는 개체만을 본 사람은 치어를 강준치로 알아 보기 힘들 정도다. 강준치와 유사하게 생긴 물고기로 백조어가 있다. 외모는 비슷하지만 이 물고기는 낙동강 수계에만 서식한다. 강준치보다 몸 높이가 높고 배의 칼날돌기는 가슴지느러미 끝부분에서부터 시작된다. 크기도 성어 가 30㎝ 내외로 강준치보다 작다. 바다 물고기인 준치도 강준치와 비슷하게 생겼다. 강준치보다 몸 높이가 다소 높으며 강준치가 사는 담수에서는 살지 못한다. 연평도에서는 준치를 6월부터 추석 전후까지 낚시로 잡아 소금에 저장해 겨울에 먹는다고 한다. 그러나 민물에 사는 강준치는 가시가 많고 맛없는 물고기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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