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종 이야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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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납 자 루
이 글은 시사 주간지인 "뉴스메이커" 273호(1998. 5. 21., 경향신문사)에 실린 글입니다. |
묵납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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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어 뺨칠 자태와 색상 우리나라에만 자생 . . . 조개류 체내에 산란 번식 |
이학영 (한국자생어종연구협회 회장) 대다수의 사람은 토종 민물고기를 매운탕감으로만 취급하고 관상어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인지 열대어나 금붕어를 기르는 사람은 많아도 정작 토종 어종을 기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는 우리 민물고기에 대한 지식 부족과 무관심에 기인한 것이다. 토종 민물고기 중에도 열대어 못지않게 아름다운 물고기가 많이 있다. 특히 칼납자루, 묵납자루, 흰줄납줄개 등 납줄개아과 물고기와 새미, 참중고기 등은 열대어 뺨칠 정도로 자태나 색상이 뛰어나다. 이 가운데 칼납자루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한국 특산종의 담수어다. 잉어과 납줄개아과에 속하는 이 물고기는 몸이 납작하고 체고가 높으며 입수염이 한 쌍 달려 있는 등 납줄개아과에 속하는 대부분의 물고기와 그 생김새가 비슷하다. 그러나 체색은 전혀 다르다. 납자루나 줄납자루 등이 전체적으로 은백색을 띠는 것에 비해 칼납자루는 몸 전체가 암갈색과 주황색을 띠고 있다.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가 유달리 크고 넓은 것도 칼납자루와 납자루 종류의 다른 물고기를 구별하는 특징이 된다. 국내에 서식하는 다른 납줄개아과의 물고기처럼 칼납자루도 매우 특이한 번식 행태를 갖고 있다. 물풀이나 돌 틈이 아닌 말조개, 대칭이 등 민물조개의 체내에 산란을 하는 것이다. 5, 6월 산란기가 되면 수컷은 아름다운 혼인색을 띠는데 몸 전체가 흑갈색의 구릿빛으로 물들고 지느러미는 더욱 커져 화려함을 한껏 뽐낸다. 이때 수컷은 조심스런 몸짓으로 알을 낳기에 적당한 조개를 고른 후 요란한 춤사위로 암컷을 유혹하며 한동안 분위기를 달군다. 암·수 사이에 사랑이 싹트면 암컷은 길게 늘어진 산란관을 순식간에 조개의 출수공에 꽂아 알을 낳고 곁에 있던 수컷이 방정한다. 칼납자루의 알은 조개의 체내에서 3 ~ 4일이 지나면 부화하는 데, 치어들은 약 7 ~ 8mm 가량 자란 뒤에 조개 밖으로 나온다. 이 처럼 조개류는 칼납자루의 종족 보존에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칼납자루가 일방적으로 조개에게 도움만 받는 것은 아니다. 칼납자루가 산란을 할 때 조개도 유생을 뿜어내 물고기의 몸에 붙인다. 행동 반경이 넓은 물고기는 유생을 광범위한 지역에 퍼트려 조개의 종족 보존에도 한 몫 하는 것이다. 칼납자루와 매우 비슷하게 생긴 물고기가 있는데 바로 묵납자루이다. 묵납자루는 주로 한강 수계 이북의 물이 맑고 수초가 우거진 계류에 서식한다. 이들 역시 5, 6월 번식기가 되면 수컷은 진녹색과 황갈색의 혼인색을 띠고 암컷은 산란관을 길게 늘어뜨린다. 10여 년 전만 해도 흔하게 볼 수 있었던 묵납자루는 하천과 소호의 오염으로 이제는 극히 일부 지역에만 서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