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종 안좌도서 황새 발견!
이 글은 어린이를 위한 잡지인 "까치" 1993년 10월호(웅진출판사)에 실린 글입니다. 이 기사는 1993년도의 일이긴 하나 최근에도 황새들이 비규칙적으로 한국을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한국에 온 황새들은 밀렵이나 농약 오염으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안좌도 간척지에 나타난 황새 한 마리.
성큼성큼 걸어가며 먹이를 찾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황새가 얼마 전 전라남도 신안군의 한 섬인 안좌도 간척지에서 발견됐다. 그런데 이 황새에게는 몇 년마다 가끔씩 나타났던 것들과는 다른 점이 있었다.

글/문명식 기자 사진/이정우(조류연구가)


지난 8월 23일 이른 아침, 조류 연구가 이정우 선생님은 약간은 들뜬 채 희망에 부푼 가슴을 안고 목포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목포에 도착해서 다시 배를 타고 간 곳은 전남 신안군의 한 섬인 안좌도. 선생님이 이렇게 서둘러 먼 곳까지 달려 간 까닭은 너무나도 반가운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몇 년마다 한 번씩, 그것도 잠시 모습만 내보이고 훌쩍 날아가버리곤 하던 황새가 그곳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황새는 원래 만주 북부 지방과 시베리아 남동부에 걸쳐 사는 텃새인데, 일부가 겨울이면 우리나라로 날아와 겨울을 났고, 일년 내내 우리나라에 사는 것도 많았었다. 그래서 예전에는 쉽게 볼 수 있던 새였으나, 요즘은 환경의 오염과 밀렵꾼들의 마구잡이 사냥으로 거의 볼 수가 없게 되었다.

안좌도에는 만든 지 얼마 안되는 5백 헥타르 정도의 간척지가 있는데, 거기에는 도요새류를 비롯해 백로, 쇠물닭, 흰뺨검둥오리 등 약 20여 종의 새들이 있고, 심지어 산 속 계곡에서 물총새까지 볼 수 있다고 한다. 아마도 먹이가 되는 작은 생물들이 많이 살기 때문일 것이다.

이정우 선생님은 그 간척지 한구석에 당당하게 서 있는 황새 한 마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털갈이 중인지 깃털이 단정하지 못했지만 어디 다치거나 병이 든 것 같지는 않았다. 바로 그 점 때문에, 더구나 번식기에 발견되었다는 점에서 이정우 선생님은 그 새가 이동하다 무리에서 처진 게 아니라 원래부터 거기에서 살던 새가 아닐까 짐작하고 있다.

황새를 발견한 순간 선생님은 가슴이 벅차오르고 말할 수 없는 감동에 젖어 들었다. 그리고 어딘가에 또다른 황새가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무척 설레였다고 한다. 사실 얼마나 보기 힘든 새인가! 전 세계에 5백여 마리밖에 없다는 이 황새가 또다시 발견되었다는 기쁜 소식을 한 번 더 들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사진/강성철 기자)

서울대공원의 과부 황새

지금 서울대공원에는 24살이나 된 늙은 과부 황새 한 마리가 있다.

이 황새는 우리나라에서 황새가 거의 사라졌던 무렵인 1971년, 충북 음성에서 수컷 한 마리와 함께 처음 발견된 것이다. 그러다가 수컷이 밀렵꾼의 총에 맞아 죽어버리고 이 황새만 외롭게 살아가야 했다.

어느 날 굶주림과 병으로 논바닥에 쓰러져 거의 죽을 뻔하다가 동물원에 옮겨져 간신히 목숨을 건지고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고 있다. 동물원에서는 어떻게든 번식을 시키려고 나이 어린 수컷 황새와 결혼까지 시켰지만 끝내 새끼를 낳지 못했다.

이제 새로서는 할머니가 된 이 황새는 유난히 식욕이 좋아 하루에 쥐 한 마리에다가 미꾸라지를 20마리나 먹는다고.

동물그림창고의 황새 사진